오늘 같은 날 나온 숫자들
- 코스피 상장사 상반기 매출 2,000조원 — 영업이익 254% 급증
- “삼전닉스 빼고도 영업익 76%↑” — 반도체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
- 2분기 매출 사상 첫 1,000조 돌파 — 영업익 작년의 4배, 231조
- KDI 올해 성장률 3.2% — 5월보다 0.7%p 상향
- 그리고 오늘 코스피 -5.8% (6,467.77)
실적도 좋고 성장률 전망도 올랐는데 주가만 빠졌습니다. 오늘 물리신 분들이 가장 답답한 대목일 겁니다.
왜 반대로 가나 — 이유는 하나입니다
실적은 지난 이야기고, 주가는 앞으로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.
오늘 나온 254%는 상반기 숫자입니다. 이미 벌어진 일이고, 주가에는 몇 달 전에 이미 반영됐습니다.
오늘 주가를 움직인 건 미국 30년물 금리 5.3%입니다. 이건 앞으로의 이야기입니다 — 돈 빌리는 값이 비싸지면 몇 년 뒤 이익으로 사는 주식부터 값이 깎입니다.
그래서 이런 문장이 성립합니다. “작년보다 잘 벌었다”와 “앞으로는 지금 값을 못 받는다”는 동시에 참일 수 있습니다.
오늘 기사 제목이 이걸 정확히 말했습니다
“HBM 수요 안 꺾였는데 얻어맞은 삼전닉스”
수요는 멀쩡한데 주가만 맞았다는 뜻입니다. 장사가 나빠져서가 아니라 돈값(금리)이 바뀌어서 밀린 것입니다.
여기가 중요합니다. 둘은 회복 방식이 다릅니다.
- 장사가 나빠져서 빠진 것 — 실적이 돌아와야 회복됩니다. 분기 단위로 걸립니다
- 금리 때문에 빠진 것 — 금리만 진정되면 빠르게 돌아오기도 합니다
오늘은 뒤쪽입니다. 그렇다고 내일 오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— 다만 회사가 망가진 게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.
SK하이닉스 40조 자사주 소각
오늘 또 하나 나온 소식입니다. 국내 상장사 최대 규모입니다.
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서 없애는 것입니다. 주식 수가 줄면 남은 주식 한 주의 몫이 커집니다.
중요한 건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. 40조를 쓸 수 있다는 건 실제로 그만큼 벌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.
즉 오늘 하루에 “회사는 잘 벌고 있다”는 증거와 “그런데 주가는 빠진다”가 같이 나왔습니다.
그럼 지금 사야 하나 — 확인할 것 3가지
- 3분기 실적 전망 — 오늘 기사에 “3분기 실적 역대급, 반도체·차·조선 쾌청”이 있었습니다. 상반기가 아니라 앞으로가 좋다는 이야기라 이쪽이 더 중요합니다
- 미국 금리가 진정되는가 — 오늘 하락의 원인입니다. 여기가 안 풀리면 실적과 무관하게 눌립니다
- 외국인이 돌아오는가 — 오늘 3조9,036억을 팔았습니다. 하루에 나오기 어려운 규모라 한 번에 털어낸 것인지가 관건입니다
실적이 좋다는 건 바닥이 어디쯤인지를 가늠하게 해줍니다. 다만 언제 돌아서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. 그 둘을 섞으면 성급해집니다.
정리하면
- 실적 254% 증가는 지난 이야기입니다 — 주가에는 이미 반영됐습니다
- 오늘 주가를 움직인 건 금리입니다 — 앞으로의 이야기입니다
- 회사가 망가진 게 아닙니다 — 수요는 안 꺾였고, 40조를 소각할 여력도 있습니다
- 실적은 바닥을 알려주지, 시점은 안 알려줍니다